『개발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젤다의 전설 지혜의 투영』

2024.9.25

젤다스러움

젤다 공주가 처음으로 주인공이 되고, 「투영」으로 진행하는 플레이가 도입돼서 하이랄 세계에 대한 시점도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이렇게 되면 정말 새로운 느낌이 두드러지겠네요. 그럼 필드나 싸워야 할 적도 크게 바뀌었을까요?

사노

젤다 공주의 모험은 「투영」,
즉 조합에 따른 수수께끼 풀이 플레이가
메인이기는 합니다만, 다른 시리즈처럼
던전이나 보스 전투에서는 확실하게
「젤다스러움」을 느낄 수 있게 남겨 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오누마

던전 제작은 GREZZO 여러분의 특기죠.
GREZZO에서는 과거 리메이크 작품을 통해
예전부터 젤다를 아주 많이 연구해 오셨거든요.
그만큼 「호오~ 이걸 이렇게 했구나!」 하는 감상이 절로 드는
아이디어를 턱턱 제안해 주셨습니다.

GREZZO에도 어릴 적부터 「젤다」 시리즈를
즐겨 플레이하셨던 분들이 계실 텐데
그런 분들이 「이게 젤다의 던전이다!」라면서
내 주시는 아이디어를 보는 게
제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테라다

그렇죠, 저희는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부터
관여하고 있다 보니
다들 「젤다」 시리즈를 존중하고 있고,
스태프 중에도 젤다가 좋아서 몇 번이고 플레이하는 사람도 많아서
새로운 탑뷰 젤다를 만들게 됐을 때도
그 안에서 어떻게 「젤다스러움」을 낼 수 있는가 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젤다스러움」을 내기 위해 하고 싶은 걸 꽉꽉 눌러 담는 바람에
맵 크기가 『꿈꾸는 섬』의 8배나 되어 버렸지만요(웃음).

8배요!? 정말 엄청난 규모네요.

아오누마

처음에는 4배였는데 어느샌가…(웃음).

그래도 넓이로만 치면 많이 넓어졌다지만
「콤팩트한 세계」에서 심플한 플레이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탑뷰 젤다의 특징」은 건재합니다.

그래서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나
『티어스 오브 더 킹덤』 같은
「광대한 세계」와는 또 다른 감각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젤다스러움」이라고 하니, 보스와의 전투도 젤다 시리즈의 특징이죠. 이번 작품의 보스 전투는 어떤 느낌인가요?

테라다

「투영」을 이용한 보스 전투의 플레이 방법은
플레이하는 사람에 따라 꽤 개성이 드러나더라고요.
예를 들어 뱀처럼 생긴 로프라는 「투영체」는 여러 개 만들 수 있는데
그걸 우르르 만들어서
수비를 굳히며 무한히 공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방패를 지닌 모리블린을 만들어서 미끼로 삼은 뒤
본인은 검사 모드로 뒤에서 공격하는 사람도 있었죠.

그리고 침대에서 자면 체력이 회복되니까
강한 「투영체」한테 전투를 맡기고 보스 전투 중인데
침대를 만들어 내서 쿨쿨 자는 사람도 있었고요(웃음).

아오누마

한창 보스 전투 중인데 주인공이 침대에서
쿨쿨 자는 게임, 흔하지 않죠(웃음).

사노

아! 지금 잘 기회다! 그렇게 생각해서 자고 있는데
대미지를 입고 도리어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었죠(웃음).

아오누마

예전에는 보스 전투에 돌입하기 직전에는 반드시 회복 아이템이
준비되어 있거나 했지만
이번에는 그 대신 침대에서 쉬는 거예요(웃음).

그렇군요. 공략법은 「투영」의 사용법에 따라 무한히 바뀌는거군요.

아오누마

사실 전 이 게임을 이미 8번째 플레이하고 있는데
8번이나 하고 나서야 눈치챈 전법이 있었습니다.

적과 「투영체」의 거리가 멀면
공격이 잘 안 맞거나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적과 싱크한 다음
자신이 만들어 낸 「투영체」를 적에게 가까이 대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효율 좋게 공격해 주니까 편합니다(웃음).

그런 비겁한 전법이 가능한가요…!?

아오누마

그래도 가끔 주변에 있는 적이 나를 눈치채고 공격해 오니까
그건 조심해야 합니다(웃음).

이 게임을 몇 번인가 플레이하다 보니
그때까지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방법과는 또 다른 방법을 시험해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이 게임을 진정으로 즐겼다고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사노

싱크라고 하니 저는 싱크를 사용해서
적을 구멍으로 끌어당겨 빠뜨리는 게 좋더라고요(웃음).

아오누마

아, 비겁한 기술이다(웃음).

사노

맞아요, 이건 좀 비겁하니까 구멍을 막자는
이야기도 나오곤 했었는데
실제로 해 보면 컨트롤이 어려워서
의외로 자기도 같이 구멍에 빠질 때가 많았어요(웃음).

아오누마

하지만 그럴 때 「젠장!」 하고 화를 내는 대신
「앗(웃음)」 하고 자신의 실패를 보고 웃게 되더라고요.
역시 이렇게 되는구나 하면서요(웃음).

사노

이렇게 플레이어가 떠올린 생각이
실제로 가능하게 되는 만듦새가
중요한 거구나 하고 새삼 느꼈네요.

아오누마

그런 자유도가
최근의 「젤다스러움」이기도 하죠.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나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을 즐긴 플레이어도 그 자유도가 「젤다스러운」 플레이라고 인식하고 계실 것 같네요.

아오누마

「젤다스러움」이라고 하니
게임 제작 후반부에 시작되는 작업 중에
음악 제작이 있는데
이번에는 이게 또 마지막에 「젤다스러움」을
확 높여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계속 소리가 없는 상태에서 게임을 만들어 가다가
후반부에 데이터를 양산하고, 제품판으로 작업을 전환해 나가는 과정에서
사운드팀에서 「메인 테마는 이런 느낌입니다」 하고
곡을 들려주시는데
「하… 그래, 이거지…!」 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젤다의 세계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음악의 유무로 이렇게까지 달라지나 싶을 정도로요.

사운드팀은 오랫동안 「젤다」 시리즈를 작업하고 계시니
소리 하나하나에도 「젤다 테이스트」가
깊게 배어 있는 거겠죠.

확실히,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 듯한 선율과 악기를 다루는 법이 과거에 플레이한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느낌도 들고, 장난감 상자 같은 세계의 표현과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오누마

저한테 하나 고르라면 사우스 해안에서 사우스 초원으로 나오면
메인 테마가 흐르기 시작하잖아요?
이미 그 부분부터 소름이 돋더라고요.

사노

동굴을 빠져나간 순간 그 곡이
이 게임에서 처음으로 흐르죠.
그 장면은 정말 플레이어의 심정에
가까이 다가가서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다다른 곳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이제 드디어 모험이 시작되는구나!」라는 기분이 들죠.

아오누마

완성된 게임을 마주하게 된
플레이어의 생각도 상상해 가면서
「이 장면에는 이런 사운드가 어울리겠지」에 맞는 곡을 작곡해서
가장 적합한 타이밍에 그 곡을 틀어 준다.

처음에는 필사적으로 플레이하느라 눈치채지 못하지만
6, 7, 8번쯤 하면서 슬슬 여유가 나기 시작하면
「오~ 이 장면에선 이런 곡이구나!」 하고 기쁜 발견을 하기도 하고요(웃음).

사노

가장 게임을 만끽하고 계시네요(웃음).

아오누마

마지막 장면은 특히…

테라다

아~ 뭘 말씀하시는지 알 것 같네요(웃음).

사노

그건 말하면 안 돼요(웃음).

아오누마

그렇죠(웃음). 아무튼 음악의 힘은 굉장하다는 걸 느끼면서
눈물이 날 것 같은 때가 있었어요.

우와, 좋다… 하고
음악에 몸을 싣고 엄청 감동했습니다.
…아~ 한 번 더 플레이해야겠는데요.

일동

(웃음).

스토리와 플레이뿐만 아니라 음악, 효과음 등 다양한 게 어우러져 「젤다스러움」이 만들어진 거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모두 이번 작품에서 「이런 식으로 플레이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한마디씩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테라다

이번 젤다는 게임을 많이 플레이하지 않은 분이시더라도
플레이하기 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젤다는 자신이 적에게 검을 들고 맞서야만 해서
액션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나에겐 어렵다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릅니다만
이번에는 「투영」을 이용해 이것저것 시험하듯이 플레이할 수 있어서
빡빡한 액션을 어려워하시는 분도
즐겁게 플레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아오누마 씨가 8번째 플레이 중이라 하셨는데
이 게임은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느낌이 바뀝니다.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느 타이밍에 어떤 「투영체」를
손에 넣었는지에 따라 플레이가 휙휙 바뀌니까
여러 번 플레이하더라도 새로운 발견이 있을 거예요.
몇 번이고 플레이하면서, 끝없는 발견을 해 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사노 씨도 부탁드립니다.

사노

저기, 실은 음악 이야기를 마지막에 하려고 했는데…

아오누마

아, 말하고 싶었구나. 미안해요(웃음).

사노

아뇨(웃음).
그럼 테라다 씨가 초보자분들께 코멘트를 하셨으니
저는 「젤다」 시리즈의 팬분들께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평소에는 스스로 공격할 수 없는 젤다 공주가 주인공이지만
링크의 검을 빌려 직접 적을 쓰러뜨릴 수도 있고
「투영」을 이용한 공격이어도 자기가 적을 쓰러뜨리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공격할 수 없다」는 점은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지금까지의 「젤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상쾌함을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꿈꾸는 섬』은 하나의 섬이 무대였지만
이번에는 하이랄의 다양한 지역을 모험합니다.
겔드족, 고론족, 그리고 오랜만에 데크 너츠도 등장하죠.
모두들 알고 계시는 하이랄 세계의 다양한 문화권이 나오고
GREZZO에서 정성껏 제작해 주신
각각의 지역에 맞춘 다채로운 그래픽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 만큼
그래픽에도 주목해 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아오누마 씨,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오누마

2D 탑뷰 젤다는 지금까지 좀처럼 변화를
맞이하기 어려운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꿈꾸는 섬』 리메이크를 제작하면서
다음번에는 이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GREZZO에서 어디까지 대응해 주실까 하는 불안도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테라다 씨를 필두로 GREZZO의
젊은 스태프분들이 참신한 감각,
그리고 자유로운 발상으로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완성해 주셨습니다.

거기에 오랜 세월 GREZZO와 함께
「젤다」 시리즈를 완성해 주셨던 사노 씨가
착실하게 「젤다스러움」을 품고 프로젝트를 이끌어 주셨죠.

프로듀서로서는 마치 자식의 성장을 지켜보는 듯한 감각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힘써 주셔서 감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신작 탑뷰 「젤다의 전설」을 많은 분들이 즐겨 주시고
다음번 탑뷰 젤다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젤다 공주가 처음으로 주인공이 되어 활약하는 새로운 「젤다의 전설」.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발견이 있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그리고 미래에 있을 탑뷰 젤다의 전개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