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시나리오가 중요하다는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그 이외에 중요한 요소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단 중요한 건 이야기를 게임으로 성립하게 만드는 것
저희가 「로직」이라고 부르는 플레이를 구성하는 부분을 제작하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죠.그 「로직」이라는 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건가요?
제작에는 엑셀을 사용했습니다.
몇 개의 시트로 나뉘어져 있고
이 장면에는 이 배경이 나온다, 이 타이밍에 이 BGM을 켠다
이 조건을 만족하면 이 장면으로 넘어간다, 이런 걸 정리하는 거죠.
게임 진행 방법도 그걸로 전부 관리했습니다.
그 엑셀을 이러한 툴로 불러와서 작동시킵니다.
모든 과정이 어긋나지 않도록 로직을 구성하는 건
정말 힘든 작업이었죠(웃음).
이거 정말 상세한 자료네요.
구성을 조금이라도 틀리면
완전히 다른 부분으로 이야기가 넘어가 버리기도 해서 어디서 실수한 건지 많이 고민했죠.
Super Famicom버전 『Famicom Detective Club PART II: The Girl Who Stands Behind』 개발 중에는
이번에는 미야지 씨에게 철저하게 체크 받으면서 고쳐 나갔죠.
그런데 사카모토 씨가 「패미컴 탐정의 로직은 나밖에 못 만들어, 어때!」 라고
자랑스럽게 보여 주셨습니다만 실제로 접해 보니까, 뭔가 즐겁지 않아서…(웃음).(웃음)
물론 로직이 정리되어 있어서 이야기가 이어지기는 하지만
그걸 어떻게 사카모토 씨에게 전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떠오르는 대로 말해도 돼」라고 말씀해 주셔서
솔직하게 「뭔가 즐겁지 않아요」라고 말했죠.
충격적이었어요(웃음).
저 혼자서 고민하던 시절의 영향이 남아서
「너무 쉽게 해결되면 안 돼」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거든요.
그러면 아무래도 게임이 어려워지죠.
하지만 해결이 안 되면 재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수수께끼를 풀었을 때의 만족감은 필요하지만
그 해결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우면 안 된다는 점.
이 적절한 성취감을 언제든 유지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제법 어렵죠.
그리고 지금까지의 「패미컴 탐정 크루」는
텍스트만 있고 목소리는 없었으니까
「이런 표현이 부족해서 모르는 거잖아!」라는 생각이 들 때는
문장을 추가하거나 아슬아슬하게 로직을 바꿀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음성 녹음이 먼저 끝나 버리니까
나중에 변경도 추가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사전에 면밀히 검토했죠.
약 30년 만의 완전 신작, 사카모토 씨에게 있어 제작 면에서 새로운 도전이 있었다는 거군요.
그렇네요.
지금까지 제가 제작한 방법이 아닌
새로운 제작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 면에서 새로워진 부분이나 새롭게 시도해 본 부분이 있을까요?
「패미컴 탐정 크루」 같은 커맨드 선택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은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기껏 게임 세상에 뛰어들었는데
몰입감이 떨어진다든가, 이야기를 알 수 없게 되거나 하죠.
이번 작품에서는 그러지 않았으면 해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힌트가 되는 단어는
이미지대사의 색깔을 바꾸는 강조 표현을 했습니다.
힌트를 보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또 강조 표현 없이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 건지 알 수 있도록
대사를 표현할 때 상당히 신경을 썼어요.
다만, 힌트가 너무 많으면
기존의 커맨드 선택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으로써의
장점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
옵션으로 강조 표현을 끌 수 있게 했습니다.
이미지이번 작품에서는 휴대 전화도 새로운 요소로 등장하고 있죠. 하지만 스마트폰이 아니라 피처폰 시절 휴대 전화인 점에서 시대적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우츠기 탐정 사무소의 우츠기 씨, 탐정 군, 아유미 짱
그리고 새로운 요소를 고민하고 있었을 때
휴대 전화가 일본에 몇 년도쯤 보급됐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너무 편리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은」 시대가 딱 좋겠어
라는 대화로 이어졌죠. 사카모토 씨, 기억나세요?
물론 기억나요(웃음).
초기 「패미컴 탐정 크루」를 만들었던 게
80년대 후반이었거든요.
당시 일본은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조금씩 삶이 편리해지는 시대라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 전화가 가장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참고로 이번 작품에서는 다양한 장면에서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대화 중에 전화를 거는 건 실례라서 보통은 할 수 없지만
할 필요가 없는 타이밍에 전화를 걸면
상대방의 의외의 일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세세한 부분까지 로직이 구성되어 있군요. 그리고 이번 작품은 「패미컴 탐정 크루」로써 많은 부분이 새로워진 듯합니다만, 사카모토 씨는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이 플레이해 주셨으면 한다」고 하셨죠.
네. 이왕이면 이번 작품은 「패미컴 탐정 크루」의 팬 여러분은 물론
그러기 위해서도 지금까지의 분위기와 다르게 컬러풀한 느낌을 주고 싶었죠.
컬러풀한 느낌, 말인가요…?
과거 작품은 좋게든 나쁘게든, 칙칙하고 무거운 분위기였습니다.
그것도 「패미컴 탐정 크루」의 개성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조금 더 컬러풀하고 화사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어요.
「패미컴 탐정 크루」는 항상 어딘가 공포가 느껴지는 가운데
일부러 개그 등의 웃기는 요소를 부각하고는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줄곧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는 듯한
그런 이미지가 있었죠.
지금까지 그런 분위기를 의도했고 이번 작품도 그 점은 변함없습니다.
다만, 조금 더 세련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싶어서
이번 작품은 분위기를 바꿔 보기로 했죠.
이 부분은 결과적으로 미야지 씨가 참가해 준 덕분에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패미컴 탐정 크루」의 「밝은」 부분이
기분 좋게 강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그 이야기를 하자면, 아주 하찮은 말장난의 의도를
하지만 이유를 설명했더니 「그렇군요」라고 이해해 주시면서
「해외에서도 먹히는 농담으로 하고 싶은데 이런 식으로 수정해도 괜찮을까요?」
라고 제안도 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언어와 상관없이 웃기는 개그가 됐을 겁니다(웃음).
로컬라이즈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런 면도 즐겨 주시면 기쁘겠네요.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은 「인터랙티브 드라마」라는 키워드를 의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하신 「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과 통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장르로 따지자면 어드벤처 게임입니다만
이대로 게임이라고 부르는 건 위화감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인터랙티브 드라마」라는 장르로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드라마처럼 이야기의 기본 주제는 누가 봐도 똑같지만
그 이야기의 중심에 자신이 뛰어들어 눈앞의 인물과 이야기하는 듯한 감각을 표현하고 싶어서… 자신의 행동이나 마음가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으니 「인터랙티브 드라마」가 괜찮지 않겠냐고 이야기했었죠.자신이 드라마 속에 들어가 주인공을 연기한다는 거군요. 생각해 보면, 미야지 씨가 좋아한다고 하신 RPG와도 어쩐지 비슷한 것 같아요.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마침 이전에 사카모토 씨와 「대화는 라이브」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화할 때 자신이 어떤 말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이야기의 전개가 달라지죠.
평소에 생활할 때도 그렇고요.
이번 작품에서도 어떤 특정 타이밍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요.
이야기를 순조롭게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들을 수 없는 대사나
파악할 수 없는 요소가 준비되어 있으니
「이 순간 이 질문을 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라든가
「여기서 이걸 조사하면 어떻게 될까?」 같은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 보셨으면 합니다.
스포일러가 되어 버리니까 자세히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그리고 가벼운 회상 장면 하나에도 연출 면에 상당히 공을 들여서
개발에 참여한 MAGES.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2배 정도 볼륨이 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인내심을 가지고 대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패미컴 탐정 크루」 시리즈의 신작을 기대해 주시는 분들께 각자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시리즈 팬 여러분, 그리고 리메이크로 「패미컴 탐정 크루」에
무엇보다 스토리도 플레이도 새로워진 「패미컴 탐정 크루」를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만
타협하지 않는 연출로 공포에 물든 휴먼 드라마를 전개한다는
이전부터 변함없이 이어진 「패미컴 탐정 크루다움」도
동시에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
이번에는 상당한 볼륨을 플레이할 수 있는
체험판도 준비되어 있으므로
처음인 분들은 일단 이쪽을 접해 보세요.
“다음 이야기가 신경 쓰여!”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까지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을 겁니다.
「패미컴 탐정 크루」를 플레이해 주시는 유저분들은
이번에도 다양한 부분에 재미 요소를 잔뜩 채워 넣었으므로
한 번 클리어한 후에도 여러 번 플레이하며
즐겨 주셨으면 기쁘겠습니다.
저희도 이야기를 적어서 내용을 전부 알고 있지만
여러 번 테스트 플레이를 하는 도중에
「앗, 이곳과 이곳이 이어지다니…! 사카모토 씨, 이거 알고 계셨어요?」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죠(웃음).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동안 저희도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습니다.
부디 「패미컴 탐정 크루」를 처음 즐기시는 분들도
시리즈 팬인 분들도 마음 가는 대로 플레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플레이해 주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항상 곁에 있어 주는 사람들에게
상냥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사실 방금 그 말은 「패미컴 탐정 크루」 시리즈의 일관된 테마거든요.
그런 말이 미야지 씨에게서 자연스럽게 나오다니 믿음직스러울 따름이네요.
이번 작품은 그런 미야지 씨와 혼연일체가 되어 만들어 낸 완전 신작입니다.
팬 여러분, 안심해 주세요.
무사히 후계자를 발견했습니다! (웃음)
…「Missing Heir」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신념이 담긴 연출이 전개되는 새로운 「패미컴 탐정 크루」, 어서 조사를 시작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