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제작에 대한 생각이나 신념을
우선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 프로듀서인 아오누마입니다.
프로듀서로서는 플레이어의 시선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며 다양한 피드백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1 주식회사 GREZZO. 2006년 설립된 게임 개발 회사. 닌텐도 3DS 전용 소프트웨어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3D』, Nintendo Switch 전용 소프트웨어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등 「젤다」 시리즈 리메이크작 외에도 닌텐도 3DS 전용 소프트웨어 『루이지 맨션』, Nintendo Switch 전용 소프트웨어 『미토피아』 등의 리메이크작 개발에 관여했다.
사노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닌텐도 측의 디렉터를 담당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제작 진행 및 절차를 조정하거나 GREZZO에서 만들어 주신 플레이가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잘 어울리는가 하는 관점에서 수정 내용을 제안하고 그 결과물을 확인하는 역할입니다.
GREZZO의 테라다입니다.
원래는 디자이너 출신이고 지형 디자인이나 레벨 디자인 ※2을 주로 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처음으로 디렉션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관여했던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 ※3로 이전 작품인 『꿈꾸는 섬』 리메이크※4에서는 아트 스타일 구축과 3D 배경, 라이팅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완전 신작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2게임 필드 위에 설치할 오브젝트의 배치를 정하고 스테이지의 디자인을 짜는 것.
※32012년 9월에 발매된 닌텐도 3DS 전용 소프트웨어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3D』. 미국 기준 1998년 11월 발매한 Nintendo 64 전용 소프트웨어 『The Legend of Zelda: Ocarina of Time』을 새롭게 그려 낸 그래픽, 신규 요소와 함께 리메이크한 것.
※42019년 9월에 발매된 Nintendo Switch 전용 소프트웨어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미국 기준 1993년 8월에 발매된 Game Boy 전용 소프트웨어 『The Legend of Zelda: Link's Awakening』을 디오라마풍 그래픽으로 리뉴얼하여 「패널 던전」 등의 신규 요소와 함께 리메이크한 것.
감사합니다. 참고로 사노 씨는 「젤다」 시리즈 최초의 여성 디렉터이시죠? 과거에는 어떤 타이틀을 담당하셨었나요?
이번 작품 이전에는 주로 디렉션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GREZZO의 리메이크 작 중에서는 『시간의 오카리나 3D』, 『무쥬라의 가면 3D』※5, 『꿈꾸는 섬』 에 참가했었습니다.
그 외에는 『Twilight Princess HD』※6나 올해 11월에 발매되는 『브라더십!』 이전에 발매된 「마리오&루이지 RPG」 시리즈 ※7일부도 담당했었습니다.
※52016년 7월에 발매된 닌텐도 3DS 전용 소프트웨어 『젤다의 전설 무쥬라의 가면 3D』. 미국 기준 2000년 10월에 발매된 NINTENDO 64 전용 소프트웨어 『The Legend of Zelda: Majora’s Mask』의 그래픽과 조작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
※6미국 기준 2016년 3월에 발매된 Wii U 전용 소프트웨어 『The Legend of Zelda: Twilight Princess HD』. 2009년 8월에 발매된 Wii 소프트웨어 『젤다의 전설 황혼의 공주』의 그래픽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 Wii U GamePad로 직감적인 조작을 즐길 수 있다.
※7마리오와 루이지 두 사람이 주역인 브라더 액션 RPG. 형제끼리 협력하여 수수께끼 풀이와 배틀을 헤쳐 나가며 모험을 진행하는 게임.
GREZZO의 젤다 리메이크 작품은 거의 항상 사노 씨에게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GREZZO와 함께 개발하는 「젤다」 시리즈에서는 빠뜨릴 수 없는 존재군요. 그럼 아오누마 씨가 이번 작품이 어떤 게임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네.
『젤다의 전설 지혜의 투영』은 젤다 공주를 주인공으로 삼아 진행되는 탑뷰형 젤다의 완전 신작입니다.
하이랄 왕국에 수수께끼의 균열이 나타나 사람, 물건, 국왕과 링크까지 그 균열에 삼켜지고 맙니다.
그때 하이랄의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젤다 공주가 요정 트리와 함께 「다양한 것들의 힘을 빌리면서」 모험에 나선다는 스토리입니다.
젤다가 트리 로드라고 불리는 지팡이를 휘둘러 테이블을 만들어 내서 발판 삼아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거나 몬스터를 만들어 내서 적과 싸우게 한다거나…
이처럼 다양한 것들의 힘을 빌리는 플레이를 「투영」이라 이름 붙이고 「투영」의 구조를 살려 갖가지 새로운 플레이를 담아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탑뷰형 젤다의 완전 신작」이라고 해 주셨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과정을 통해 신작 개발에 다다르게 되셨나요?
사실 제 안에서는 2D 탑뷰형 젤다를
3D의 리얼한 시점으로 보는 세계와 탑뷰에서 객관적으로 내려다보는 세계에서는 플레이 방향성이나 조작감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젤다」 시리즈 안에서 그런 다채로움을 소중하게 가꾸어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가운데 GREZZO와 함께 개발한 Nintendo Switch에서의 『꿈꾸는 섬』 리메이크는 그래픽이나 플레이 감각이라는 관점에서 Switch 세대의 플레이어 여러분께 탑뷰 젤다로서 새로운 접근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GREZZO에서 탑뷰 젤다를 지금 세대에도 잘 먹히도록 아주 훌륭하게 표현해 주셔서
이거라면 완전 신작이라는 형태로 지금껏 없었던 작품을 개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82018년 2월에 발매된 Nintendo Switch 소프트웨어. 100년 동안의 잠에서 깨어난 주인공 링크가 되어 광대하고 위험한 하이랄 대지를 누비며 생존하고, 기억을 되찾아 간다.
GREZZO에서 지금까지 참여한 「젤다」 시리즈는 리메이크 작품이 많네요. 신작을 만들게 되면서 닌텐도와의 관계가 많이 달라지기도 했을까요?
그렇죠, 필연적으로 바뀌는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크게 바뀐 점이 있다면, 이번엔 신작을 만들기에 앞서서 가장 먼저 GREZZO에서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다음에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면 어떤 게임이 좋나요?」를 주제로 자유롭게 발상하고, 발표해주셔서 GREZZO 멤버와 닌텐도 멤버들이 그 아이디어를 듣는다, 라는 기회를 만든 거죠.
GREZZO 입장에서는 대형 이벤트였죠.
쭉 리메이크만 참여했는데 처음으로 기획부터 신작에 도전하는 거다 보니까 모든 사원이 모여 기획을 고민하는 시기도 있었을 정도였어요(웃음).
덕분에 정말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걸 심사하는 데만 사흘이 걸렸습니다.
「젤다」 시리즈인 만큼 다 함께 열심히 기획서를 써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아오누마 씨와 다른 분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었죠(웃음).
GREZZO와는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는데 말이죠(웃음).
그래도 리메이크는 모두의 생각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이번에는 게임을 기획하는 기획자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 등 모두들 아이디어를 팍팍 내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렸습니다.
참가하신 분들이 몇십 명이나 계셔서
근데 그 점이 아쉬웠다고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고요,
오히려 「게임 속에서 이런 일을 하고 싶어!」라는 공통된 생각이 모두의 마음속에 있었고, 그게 젤다의 세계하고도 아주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공모전에 나온 아이디어들 중에서
다양한 검증을 거쳐서 좋아 보이는 것을 선정했는데 그중에서 「카피&페이스트 플레이 ※9」와 「탑뷰와 사이드뷰를 합한 플레이」를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9필드에 있는 것을 카피(복사)하여 다른 장소에 페이스트(붙여넣기)하는 플레이. 예를 들어 테이블을 카피해서 잔뜩 페이스트하면 테이블을 여러 개 만들어 내서 발판으로 쓸 수 있으며, 적을 카피하여 다른 적 앞에 페이스트하면 플레이어 대신 싸워 준다.
베이스는 그 두 가지이고, 저는 거기에 자유도를 부여할 수 있는 플레이를
역대 「젤다」 시리즈를 만들어 오면서 최근에는 일직선으로 정해진 길을 걷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니면 플레이어가 계속 플레이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수수께끼 풀기」 하나를 해도 「나만의 방법으로 풀었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어야 비로소 젤다다운 것이니까 그걸 위해서는 자유도를 올릴 필요가 있었죠.
그래서 이번에도 GREZZO 분들께 그 두 가지 플레이를 베이스로 높은 자유도가 주어지도록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대규모의 공모전을 거쳐 두 가지의 베이스가 정해졌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는 어떤 플레이 방식을 갖게 된 건가요?
이것저것 병행하면서 플레이 방법을 모색했었는데요,
젤다의 플레이를 플레이어 자신이 직접 만든다는 뜻에서 「에디트 던전」이라고 부르고 있었죠.
그걸 「한번 플레이해 보세요」라면서
그때까지는 던전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 자신이 모험을 진행하기 위한 도구로 삼는 형태의 플레이로 전환된 셈이죠.
그렇군요. 그런 식으로 「투영」이 완성되어 간 거네요. 그 플레이의 전환은 개발 초기 단계에 일어난 건가요?
그게…
「에디트 던전」의 테스트 버전을 만든 지 1년 정도 지나서였죠.
…그랬었죠.
1년 지나서 밥상 뒤엎기(웃음).
다들 이번 테마는 던전을 만드는 플레이라고 생각하며
그래도 뒤엎을 때까지 1년이나 걸린 건 이유가 있었어요.
역시 기능과 조작감을 확인한 뒤에야 플레이로서 발전할 수 있는가 아닌가,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으니까 우선 뭐든 만들어 봤으면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보여 주신 「에디트 던전」 기능은 사용 방식을 「투영」으로 바꾸는 것으로 더욱 새로운 젤다의 플레이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느껴서 이거라면 방향을 전환해도 괜찮겠다, 이게 더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이 든 겁니다.
다만 염려되는 부분이 하나 있긴 했습니다.
최근의 게임기가 메모리 영역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플레이어가 카피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의 종류가 늘어나면 게임의 메모리를 점점 잡아먹게 된다는 점이 걱정이었죠.
과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하지만 걱정하면서도 최종적으로 뒤엎어 버린 건 아오누마 씨 아닌가요?
그렇습니다(웃음).
하지만 과감하게 도전해야 재미있는 게 나오는 법이니까요.
어느 정도까지 과감해질 수 있을지는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지만 최종적으로 그 많은 수의 「투영체」를 카피해서 쓸 수 있게 된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메모리와 관련해서 분명 이래저래 많이 고생하셨을 거예요.
새로운 걸 카피한다는 행위 자체가 재미있다는 점은
「에디트 던전」은 필드를 모험하며 다양한 걸 카피하고 그걸 가지고 돌아가 다른 전용 장소에서 던전을 만든다는 흐름이었어요.
그 「카피할 무언가를 모으는 모험」을 하던 때 사이드뷰로만 둘 수 있는 걸 카피해서 탑뷰 장소에 페이스트했더니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2D 게임에서는 똑같아 보이는 오브젝트여도 탑뷰와 사이드뷰에 따라 완전히 별개로 만들어서 움직일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GREZZO에서는 하나의 오브젝트를 어느 뷰에서 봐도 기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셨습니다.
어느 방향에서 봐도 같은 오브젝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요?
네. 그런데 같은 오브젝트여도
동영상
예를 들어 『꿈꾸는 섬』에는 사이드뷰로만 출현하는 「쿵쿵」이 있는데
그걸 카피해서 탑뷰에 페이스트했더니
위에서 떨어뜨려서 아래에 있는 걸 뭉갤 수도 있고
반대로 「쿵쿵」에 올라타서 위로 쭉쭉 올라갈 수 있게 되는
위에서 떨어져 아래에 있는 걸 뭉개는 적이에요.
, 그런 느낌이었죠.
기능은 같은데 보는 각도를 바꾼 것만으로도
새로운 사용법이 탄생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그건 정말 파격적인 수준의 재미를 느끼게 했죠.
우와, 이런 게 가능하구나! 하는 충격을 받았어요.
물론 던전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카피한 걸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GREZZO에서는 「에디트 던전」의 테스트 단계에서부터 탑뷰와 크로스뷰의 교차를 염두에 두셨던 건가요?
『꿈꾸는 섬』 제작이 끝난 뒤에
『꿈꾸는 섬』에는 탑뷰와 사이드뷰 장면이 둘 다 있었으니까 GREZZO 사내에서도 당연히 다들 처음부터 탑뷰와 사이드뷰 양쪽 다 만들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꿈꾸는 섬』은 무대가 섬이었으니까 필드가 간단하고 예전 게임의 리메이크라서 개발 당시에는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도 한정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모두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점점 넓혀 가는 듯한 이미지로 테스트 버전을 만들어 갔었죠.
「쿵쿵」은 횡스크롤에서 만나면
평면적 시점과 입체적 시점의 대비가 이번 게임 속에서 나오는 표현을 다채롭게 만들어 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작품은 『꿈꾸는 섬』보다 사이드뷰 장면이 많아졌네요.
완전히 동일한 기능을 쓴다 하더라도
「아, 이 오브젝트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높이는 어느 정도일까?」 같은 건 사이드뷰가 알기 쉽고 「이 오브젝트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같은 건 탑뷰가 알기 쉬운 것처럼요.
시점이 바뀌면 2배로 재미있다. 이런 느낌으로 개발이 진행됐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