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제작에 대한 생각이나 신념을
「개발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6번째 이야기는
7월 29일(금)에 발매하는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의
개발자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우선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MONOLITHSOFT※1의 시니어 디렉터 / Chief Creative Officer 인 타카하시 테츠야입니다.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의 「총감독」으로서
이번 작품에서도 초기 기획과 각본, 그 외에도 다양한 부분의 감수, 감독 등
모든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1 MONOLITHSOFT INC.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를 제작하는 닌텐도 그룹의 게임 개발 회사. 2002년~2006년에 주식회사 남코(현재의 주식회사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가 발매한 「Xenosaga」 시리즈도 개발.
MONOLITHSOFT의 코지마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프로듀서와 디렉터를 담당했습니다.
직책은 일단 이렇지만…
주로 하는 일은 닌텐도와 MONOLITHSOFT 사이의 조율과
타카하시 씨와 MONOLITHSOFT 개발 현장의 조율 담당입니다.
닌텐도의 요코타입니다.
마찬가지로 프로듀서와 디렉터라는 직책을 맡고 있으며,
기획부터 완성까지, 닌텐도의 담당자로서 참여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MONOLITHSOFT와 게임 내용에 대해 상담하는
닌텐도의 창구인 셈이죠.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를 개발한 MONOLITHSOFT도 원격으로 참가해, 닌텐도와 MONOLITHSOFT의 이번 작품에 대한 생각, 개발 에피소드, 시행착오 등을 여쭤보려 합니다.
그럼 요코타 씨,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MONOLITHSOFT가 개발한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는
배틀은 턴 방식이 아니고, 필드도 심리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과 캐릭터의 위치 선정을 궁리하며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작품이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라고 들었는데요, 시리즈 내에서의 위치는 어떠한가요?
이번 작품은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2』『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2』에
이은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의 3번째 작품으로
3부작의 집대성과도 같은 타이틀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사람의 신인 「거신」의 세계에 사는 주인공과 동료들이
미래를 볼 수 있는 검 「모나드」를 사용해
자신들이 사는 세계를 지키면서 미래를 위해 싸우는 이야기였고,
두 번째 작품은 하늘에 떠 있는 「거신수」의 세계에 사는 주인공이
불로불사인 「블레이드」 소녀와 만나
서로의 힘을 합쳐 낙원을 향하는, 유한한 생명과 영원한 생명의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에 해당하는 이번 작품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작품의 세계가 이어진 「아이오니온」을 무대로 하며
적대하는 두 국가에 소속된
6명의 젊은 병사들이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2 해외에서 2010년 6월에 Wii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2020년 5월에 Nintendo Switch 전용 소프트웨어로서 리마스터판인 『디피니티브 에디션』이 발매되었다.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이번 작품의 무대가 앞서 발매한 두 작품과 이어져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서로 이어지는 3부작 스토리라고 봐도 될까요?
아뇨, 세 작품 다 각각 독립된 스토리입니다.
앞선 두 작품에 등장한 요소와 디자인을
세 번째 작품인 이번 작품에서도 조금씩 엿볼 수는 있지만,
앞선 두 작품을 플레이하지 않았다고 해서
스토리와 플레이가 이해되지 않는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리즈 작품인 만큼 토대가 되는 테마는 공유하고 있어서
세 작품 모두 「이질적인 존재끼리의 관계」를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갑니다.
그리고 앞서 「집대성」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의 첫 작품의 개발이 시작된 2007년부터
15년에 걸쳐 만들어 온 테마와
시리즈를 통해 개발해 온 플레이 시스템을
이번 작품에 모두 집결시켰습니다.
「집대성」이라는 것은 시리즈의 완결이 아니라
3부작으로서의 「일단락」인 거로군요.
그렇죠.
앞으로 한 걸음 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총괄.
정리하자면 이런 느낌이겠네요.
그렇군요. 그럼, 「집대성」인 이번 작품의 스토리를 조금 더 자세히 여쭤보려고 합니다.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의 이야기는 어떤 장면으로 시작하나요?
이번 스토리의 기점은 「불합리한 힘」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전장에서 시작됩니다.
적대하는 두 국가가 있고
그곳에서 사는 젊은이들에게는
「싸우는 것이 일상」이 된 세계.
일상적으로 싸움을 강요하는 「불합리한 힘」을 상대로
두 국가의 젊은이들이 함께 싸워 나갑니다.
본래는 다른 생각, 문화, 역사를 지닌 그들이
이러한 커다란 힘을 상대로 어떻게 저항하는가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상반되는 두 세력이 「불합리한 힘」에 대항하기 위해 하나가 되어 싸운다는 거로군요.
그렇습니다.
한편으로는, 힘을 가진 적에게도 이념과 정의, 대의가 있어서
이에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내는 것도
제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때 늘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적을
선과 악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도록 그려내지 않고
의도적으로 애매하게 표현해 왔죠.
그렇게 하면 적에 대한 이해와 몰입감이 생기기도 하고,
그러한 부분이 이야기의 흥미 요소라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측면에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힘」에도 여러 형태가 있는 만큼
이념과 정의와 대의가 아니라
체면이나 욕심처럼 실제로는 단순한 쪽이
더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죠.
그렇군요. 논리와 이치를 가지고는 어찌할 수 없는 불합리와 싸우는 것이로군요. 요코타 씨는 이 스토리 설정을 처음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이 이야기의 다음을 빨리 알고 싶다,
꼭 개발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기획서 단계에서 벌써요?
네.
기획서에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작품을 배경으로 삼은 세계에서
적대하는 두 국가에 주인공과 히로인이 각각 소속되어 있어
처음에는 서로 싸우면서도 융합해 간다…
이런 내용이 적혀 있어서
「이미 테마의 중심축은 정해졌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죠.
물론 과제도 동시에 주어졌지만요(웃음).
그렇죠.
처음에는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다운」느낌을 전혀 못 느낄 정도였는데…
타카하시 씨는 일부러 「시리즈다운 느낌」을 배제하려고 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첫 번째 작품도 두 번째 작품도 안에 담긴 이야기는 전혀 다르지만,
둘 다 공통된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다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초기 기획 단계에서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죠.
…이번 작품의 배경은 매우 가혹한 세계거든요.
그것이야말로 타카하시 씨가 이번 작품에서 그리고 싶었던 세계지만,
지금까지의 작품을 플레이해 주신 플레이어분들께
이것을 그대로 전해 드려도 괜찮을지 조금 불안함이 있었어요.
이번에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과거 시리즈와는 다르게 그려졌고요…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 끝에 좋은 절충안을 발견했고
최종적으로는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다운」 느낌을 잘 이끌어냈다고 봅니다.
확실히 스토리 소개만 봐도, 사람들이 싸우기 위해 태어난다거나, 수명은 고작 10년이라거나… 하는 부분들에서 혹독한 테마라는 인상이 잘 느껴졌습니다. 이 「10년의 수명」이라는 설정은 어떠한 연유로 붙이신 건가요?
우리 인간에게는 70~80년, 경우에 따라서는 90년 이상의 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삶이 더 짧았더라면,
인생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쉽게 잘라서 수명을 10년으로 설정한다고 치면,
인생의 어느 지점의 10년을 떼면 될까 생각해 봤죠.
자기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인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0세부터 10세 정도였을 것 같은데
인생관 같은 것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시기는
10세부터 20세 사이, 이때가 가장 감정이 풍부한 시기였지 않았나 싶더군요.
같은 10년이라 할지라도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섬세한 시기였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이것을 가지고 주인공 일행을 설정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두 나라의 병사들이 모두 젊은 것이군요.
그리고 「얼마든지 직접 길을 만들 수 있으니까」
「꿈과 목표를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초반에 「왜 수명이 10년인가」라는 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죠.
처음부터 무거운 분위기로 확 끌고 가게 됐지만,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듣고 저도 납득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거라면 틀림없이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다운 느낌도 생길 테니
이 스토리로 완주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작품은 저에게 있어 모범생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모범생까지는 아니었지만
상당히 밝고 가벼운 시작이었으니…
세 번째 작품에서는 모범생 같은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죠.
첫 번째와 두 번째 작품을 플레이해 주신 분들의 반응이 어떨까
하는 부분은 상당히 도전적인 부분이었습니다만,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나 자신과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간다」
이것이 이번 작품의 테마이기도 해서
저로서도 과거로 돌아가서도 안 되고, 같은 일을 해서도 안 된다는
그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걸 전하고 싶은지에 대해 듣고 나서
그러면 그걸 열심히 표현해 나가자고 결정했습니다.이번 작품은 전투 장면에서 시작되는데, 주인공인 노아는 「환송자」라는 설정이었죠? 이것도 전투가 중심인 게임에서는 독특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환송자」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인가요?
플레이어가 처음에 조작하게 될 주인공 노아는동영상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를 추모하는 「환송자」라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노아는 추모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죠…
캐릭터로서는
「철학자」와 같은 위치에 있습니다.
철학자요?
세상이나 생명 같은 것들로부터
어느 정도 달관한, 자기 생각을 지닌 사람이 이야기 속에서 여러 변화와 사건에 얽히며 머릿속의 논리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떠한 「답」을 발견해 나갈 것인가… 캐릭터를 그러한 철학자나 시인과 같은 인물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아까 「플레이어가 처음에 조작하게 될 주인공」이라고 하셨는데, 또 다른 주인공도 있나요?
이번 작품에서는 케베스라는 나라에서 처음에 조작하는 노아를 포함해 3명,
노아는 케베스군의 「환송자」,
미오는 아그누스군의 「환송자」.
이 두 사람이 6명의 주인공 중에서 중심에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6명 모두입니다.
10년이라는 짧은 수명에 대해 6명 모두 각자의 생각을 품고 있으며,
그것이 하나의 커다란 목적을 위해
서로 어울리며 모험한다는 설정입니다.
확실히 플레이해 보면 6명 모두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인상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주인공인 6명의 마음을 균등하게 표현하고 싶었기에
물론 중심이 되는 노아, 미오의 대사가
조금 더 많기는 하지만,
주인공과 히로인을 중심으로 한 첫 번째, 두 번째 작품과 비교했을 때,
다른 캐릭터도 확실하게
이야기에 관여한다는 점을 느껴 주셨으면 합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게임 후반부에서
맞장구만 치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확실히 함께 이야기를 진행한 캐릭터들이 중간부터 무미건조해지면 신경 쓰이죠.
여러 명의 주인공을 두는 시도는
베이스는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 방식 중 하나인
여러 주인공의 시점이 드러나는 군상극과도 비슷한데,
그걸 어떻게든 해서 게임에 담아 보고 싶었죠.
다른 인생, 위치, 시점을 지닌 사람들이
바뀌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사실 이런 기법은 RPG와 상성이 아주 나쁩니다(웃음).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는 캐릭터에게
자신을 투영해서 진행하는 것이 RPG인데,
게임을 진행하는 와중에 시점이 휙휙 바뀌면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어려워지거든요.
그리고 게임의 경우에는 6명의 캐릭터가 같은 장소에 있어야 하니
그러한 측면에서도 상성이 나쁘죠.
줄거리와 순서를 어떻게 조합하면
서로 다른 시점을 바꿔 넣으면서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진행하고
더불어 게임으로 성립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며
기존의 게임 제작 안에 살며시 담아 봤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께서는 알아채기 어려우실 수도 있지만,
저 자신은 이 제작 방식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시리즈에서는
이번에는 6명 모두가 주역인 스토리이므로,
6명이 모두 드러나는 상태에서 총력전을 하게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6명이라는 숫자에는 무언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반드시 6명이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 4명이든 8명이든 상관은 없습니다만…
4명이면 조금 외롭고, 8명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감각과
표시의 한계, 만들 수 있는 물량의 한계,
플레이 시의 직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메인 6명으로 결정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두 번째 작품도 2인조x3팀으로 6명이 표시되기는 합니다만,
이번에는 6명이 독립해서 싸우도록 되어 있으며,
더욱이 「히어로」라고 불리는 7번째 캐릭터도 있습니다.
적 또한 여러 명이 습격해 오죠.
동시에 몇 명까지 표시할 수 있을지, 제대로 플레이가 되는지에 대한 검증도
이번에 도전하고 싶었던 요소 중 하나입니다.
2인조라는 말을 듣고 생각났는데, 동영상이번 전투 시스템의 특징 중에는 2명의 캐릭터가 융합하는 시스템이 있었죠?
「서로 다른 것이 하나가 된다」는 것을 형태로 표현하는 상징으로
「우로보로스」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둘이 짝을 지어 로봇이나 탈것을 조종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몸이 되는 것이군요.
초기 기획에서는 로봇같은 외형을 한 우로보로스도 있었지만,
그걸 함께 탄다는 형태는 아니었죠?
한 쪽의 의식이 다른 한 쪽의 의식에 더해지는
본래는 언어 등 무언가를 통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존재끼리
완전히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거나,
반대로 완전히 하나가 되었을 때 보이는 공통의 고민이라든가,
타카하시 씨는 이걸 그리고 싶었구나 하고 이해했죠.
이 「이질적인 존재들이 하나가 된다」라는 것은,
인생이란 기본적으로 타인과의 관계죠.
이질적인 존재와의 관계.
작품을 만들 때는 언제나 이 점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3 1998년 SQUARE CO., LTD.(현재의 SQUARE ENIX CO., LTD.) 에서 발매된 PlayStation 전용 소프트. 타카하시 테츠야가 감독 및 각본을 담당했다.
타이틀에도 있는 「제노(Xeno)」는
「이질적」이라는 뜻이 있는 영단어였죠?
그렇습니다.
「제노=이질적인 존재」끼리의 관계.
이것이야말로 이 이름을 내건 시리즈의 근간에 흐르는 요소입니다.